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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9년 3월 22일 충청남도 청양군(靑陽郡) 적곡면(赤谷面, 현 장평면) 관현리(冠峴里)에서 태어났다. 원적(原籍)은 충남 아산군(牙山郡)이다. 어렸을 때는 김영근(金永根)이라는 이름을 주로 사용하였다.
일제 강점 이후 공주지방법원에서 작성된 「예심종결결정서」에 따르면, 1907년 11월 5일 대한제국 평리원(平理院)에서 ‘국사범(國事犯)’으로 5년의 유형(流刑)에 처해졌다가 그해 12월 10일 ‘은사(恩赦)’로 석방되었다고 한다. 1910년대에는 비밀결사 대한광복회(大韓光復會)에 가입하여 군자금 모금과 친일 부호를 처단하는 일에 앞장섰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볼 때 한말부터 의병 운동 혹은 정치적 활동에 가담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1915년 결성된 대한광복회의 중심 인물은 대부분 의병 운동 참가자였기 때문이다. 특히 유창순(庾昌淳)·한훈(韓焄) 등 충청도 출신들은 대다수 홍주(洪州)의 ‘민종식 의진(閔宗植義陣)’에서 활동한 경력을 지니고 있음을 볼 때, 여기에 참여하였다가 함께 대한광복회로까지 이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1918년 일제 경찰에 붙잡힌 뒤 1917년에 대한광복회 충청도지부장 김한종(金漢鐘)과 장두환(張斗煥)의 권유로 대한광복회에 가입하였다고 진술하였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활동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대한광복회 결성 당시부터 함께 활동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광복회에서는 행형부(行刑部) 집행위원, 충남 군자금 수집원 등으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한광복회는 1915년 (음)7월 15일 대구의 달성공원에서 조직되었다. 원래 1913년 12월경 경상북도 영주군(榮州郡) 풍기면(豊基面)에서 채기중(蔡基中)의 주도로 결성된 대한광복단(大韓光復團), 일명 풍기광복단(豊基光復團)을 모체로 한 조직이었다. 여기에 박상진(朴尙鎭) 등이 주도하였다고 알려진 조선국권회복단(朝鮮國權回復團)의 일부 인사가 합세하여 대한광복회로 확대 발전한 것이다. 1915년 1월 15일 대구 안일암(安逸菴)에서 결성된 조선국권회복단은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한 혁신 유림 세력이 국권 회복 운동과 단군봉사(檀君奉祀)를 목적으로 조직한 단체인데, 원래 1908년 대구에서 결성된 달성친목회(達城親睦會)와 1912년 대구에 설립된 상덕태상회(尙德泰商會) 등에 그 연원을 두고 있었다.
대한광복회의 창립 목적은 국권 회복과 독립 달성을 위해 만주에 무관학교(武官學校)를 설립하고 독립군을 양성하여 무력이 준비되면 일제와 전쟁을 치른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한인들을 만주로 이주시키고 농토를 개간해 식량과 병력을 공급할 계획도 세웠으며, ‘무력 준비·무관 양성·군인 양성·무기 구입·기관 설치·무력전’이라는 투쟁 방략을 세우고 군대식으로 조직을 편제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국내에서 군자금을 조달하여 만주의 독립군 기지로 보내고, 또 국내에 확보한 기지를 거점으로 봉기하여 독립을 쟁취할 것을 계획하였다. 구체적인 행동 지침으로는 ‘비밀·폭동·암살·명령’의 4대 강령을 두었으며, 활동의 거점으로 각지에 곡물상(穀物商)을 설립하였다.
대한광복회는 일정한 조직 편제를 갖춤과 함께 전국 각지에 지부를 설치하고 만주에도 여러 군데 거점을 마련하였다. 사령관 박상진, 지휘장(指揮長) 우재룡(禹在龍)·권영만(權寧萬), 경상도지부장 채기중, 충청도지부장 김한종, 전라도지부장 이병찬(李秉燦), 경기도지부장 김선호(金善浩), 함경도지부장 최봉주(崔鳳周), 평안도지부장 조현균(趙賢均), 황해도지부장 이해량(李海量), 강원도지부장 김동호(金東浩) 등이 각각 담당하였다. 만주의 사령관은 이석대(李奭大)가 맡았으며, 안둥(安東, 현 단둥(丹東))의 안둥여관(安東旅館)에 손회당(孫晦堂), 펑톈(奉天, 현 선양(瀋陽))의 삼달양행정미소(三達洋行精米所)에 정순영(鄭淳榮) 등이 책임을 분담하고 활동을 전개하였다.
나중에 평양 은산금광(殷山金鑛)에서 이석대가 검거되어 새로 만주의 사령관으로 김좌진(金佐鎭)이 가게 되었다. 본부는 박상진 사령관 밑에서 최준(崔浚)·이복우(李福雨) 등이 사무를 총괄하고 각 부서를 두었는데, 그 행형부 집행위원으로 활동하였다. 행형부는 일본인 고관이나 한국인 반역자를 어느 때나 어느 곳에서나 처단하는 임무를 맡은 부서였다.
대한광복회는 위와 같은 실천 계획과 조직체계를 바탕으로 친일적인 지주나 부호, 일본인을 처단하는 활동에 박차를 가하였다. 1917년 (음)11월 광복회원 장두환·김재창(金在昶)·엄정섭(嚴正燮)·조종철(趙鍾哲) 등과 함께 충남 아산군 일대에서 군자금을 모금하는 활동을 전개하였다. 그해 (음)11월 9일 동지 엄정섭과 아산군 배방면(排芳面) 중리(中里)의 자산가 장윤식(張倫植)의 집에 가서 군자금 1,000원을 요구하는 등으로 활동하였다.
1918년 1월 24일에는 천안역(天安驛) 근처에서 주막을 하고 있는 이강헌(李康憲)의 집에서 장두환·김한종·임봉주(林鳳柱)와 만나 악질적인 면장(面長)으로 소문난 박용하(朴容夏)에 대한 처단을 준비하였다. 김한종으로부터 아산군 도고면(道高面) 면장 박용하에 대한 살해의 실행을 부탁받고, 임봉주와 함께 권총 두 자루와 광복회 인장이 찍힌 「사형선고문」을 건네받았다.
다음 날인 (음)12월 12일 저녁 임봉주와 함께 박용하의 집에 가서, 만주에서 발송한 대한광복회의 「고시문」을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독립운동 자금을 준비하였는지를 물었다. 하지만 박용하는 받았다고 답하며 이들이 강도라고 소리를 질렀고, 이에 조카가 달려와 함께 덤벼들었다. 결국 준비해간 사형선고문을 보여주며 박용하의 오른쪽 가슴을 명중시켜 그 자리에서 바로 처단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형선고문을 박용하의 집 처마 끝에 매달아 놓고 나왔다.
곧바로 돌아와 김한종에게 결과를 보고한 후 동지 김재철(金在哲)의 집에서 며칠 지냈다. 그러다가 같은 해 1월 27일 천안에서 장두환이 제일 먼저 검거되자, 다음 날인 1월 28일에 강석주(姜奭周)가 여비 5원과 함께 도피처로 인근 박명서(朴明西)의 집을 주선해주어 그곳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은 1918년 1월 30일 예산에서 일제 경찰에 붙잡히고 말았다. 악질 면장 박용하 처단은 이보다 앞서 결행된 경북 칠곡군(漆谷郡)의 친일 부호 장승원(張承遠) 처단과 함께 대한광복회의 큰 성과로 기록되고 있다.
그런데 1918년 1월 30일 검거되기에 앞서, 그해 1월 대전지방법원 공주지청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상세한 정황은 파악하기 어렵다.
같은 해 10월 19일 공주지방법원에서 예심이 종결되었고, 1919년 2월 28일 진행된 1심 판결에서 이른바 보안법 위반, 총포화약류단속령 위반, ‘공갈·살인·방화·강도·횡령’ 등의 죄목으로 박상진·김한종·강순필·임봉주·채기중 등과 함께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불복하여 곧바로 공소(控所)를 제기하였고, 서울 서대문감옥 종로구치감으로 옮겨져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22일 경성복심법원에서 기각되자, 이에 불복하여 또다시 상고(上告)를 제기하였다. 1920년 3월 1일 고등법원에서 또다시 기각되었다. 상고심 판결문에 따르면, 자신은 고의가 아니라 우연히 사살하게 된 것인데 현장에 있던 박용하의 조카를 신문하지도 않고 최고형을 판결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였다. 1921년 8월 12일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사형이 집행되어 순국하였다.
대한민국 정부는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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